2009.12.5
이른 아침 경산 갓바위주차장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멎었다. 어둠이 걷힐 무렵 갓바위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아침공기가 다소 쌀쌀하지만 청량하다. 선본사주차장 입구에 일주문 불사가 진행중이다. 공간은 여백의 자유를 주는데 자꾸만 자연의 공간을 인위적인 것으로 채우려고만 하는 것이 진정한 불사일까?
칠성전을 참배하고 공양간에서 아침공양을 한다. 입시철이 지난 탓인지 날씨 탓인지 갓바위는 평소와 달리 한적하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에 애자모지장굴에 반배를 드린다.
대웅전을 참배하려니 문이 잠겨 있다. 날이 밝았는데 대웅전 부처님께 예배조차 드릴 수 없도록 법당문을 열지 않아 아쉬웠다.
만불대원탑!
갓바위부처님으로 불리는 관봉석조여래좌상...
유리광전에서 108배 절을 하면서 천수다라니 21독송을 하고서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한다.
새벽에 눈이 조금 내렸나 보다.
우뚝 솟은 바위에서 기운이 넘쳐난다.
안개가 쉼없이 산을 넘는다. 관봉도 안개속에 휩싸였다.
노적봉은 안개로부터 자유롭다.
남방아덤과 북방아덤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북방아덤 아래 도장바위 능선을 따라 하산을 한다.
선본사가 내려다 보인다.
눈이 내린다. 아주 평화롭게 내리는 눈송이에 마음이 행복해 진다.
길 건너편 삼층석탑을 참배하기 위하여 길없는 길을 따라 걸었다. 누구나 걷는 길보다 나만이 걸을 수 있는 이런 길없는 길에서 나는 행복을 느낀다.
사시예불시간이다. 선본사에서 천수경을 독경하는 스님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린다. 소리를 따라서 선본사 극락전으로 내려간다.
몇시간을 걸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산에서 충만한 시간을 보냈는가, 산의 정기를 느꼈는가, 산의 여백을 마음에 담았는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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