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경주...연꽃 만나러 가는 길
2015.7.12(일)
비가 억수로 내릴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일요일...
혼자 길을 떠나려니...무아님이 마음에 걸리고...
함께 길을 떠나려니... 비가 마음에 걸린다...
고생도 함께라면 추억이 될 터...함께 길을 나선다.
경주에서 차를 멈추게 한 최초의 풍경 하나가 바로 황남동 고분군과 연꽃단지다.
평화로운 풍경 하나 마주 하고 서 있으니 내리는 비로 인해 가라 앉았던 마음이 편안해진다.
황남동 고분군에서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다섯그루의 메타세콰이어...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리는 것 같다.
우리는 다섯 그루의 메타세콰이어 속으로 스며 들었다.
우린 우산을 받쳐들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의 연꽃을 만나러...
동궁과 월지의 연꽃도 황남동 고분군의 다섯그루의 메타세콰이어처럼 하늘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는 듯 보인다.
기도하는 마음은 하나다...一心...거기에 무슨 괴로움이 있으며 두려움이 있겠는가?
저 산에서 먹구름이 몰려와도...바람이 비를 몰고 와도...꽃은 흔들릴 뿐 중심을 잃지 않는다.
꽃은 우주의 중심이다.
내리는 비는 아랑곳 하지 않고...연꽃속으로 스며드는 사람들...우리도 그들처럼 연꽃속으로 스며든다.
행복을 찾아서...
내가 물든게 세상 탓으로 돌리기에는 흙탕물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보기가 부끄럽다.
올해는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에 홍련보다 백련이 더 많이 피었다.
그래서 홀로 핀 홍련을 만나면 더 반갑고 정이 간다.
1300년 전 경주...
동궁과 월지의 또 하나의 연꽃단지를 찾아갔다.
연꽃이 병해를 입은 것 같다...그래서 살아남은 연꽃 하나...하나가 더 귀하게 보인다.
월성교가는 길에 루드베키아...왠지 기분이 좋다...꽃말을 찾아보니...영원한 행복...
월성교를 지나서 동남산 가는 길 안내판 앞에 멈춰선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잠시 생각에 잠긴다.
반달마을 표지석에서 반달길을 따라 상서장으로 간다.
멋진 저 나무는 반달마을을 지키는 당산마무일테다.
상서장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46호로 지정된 문화재이지만...관람을 할 수 없게 문이 잠겨 있다.
빗속의 경주남산은 어떤 모습일지...상서장에서 숲으로 들어간다.
상서장에서 남간마을까지 솔향기가 그윽한 숲길을 걸었다....빗소리를 들으며...
약 1200년동안 명맥을 이어온 돌샘이라니...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남간마을에서 삼릉가는 길의 역방향으로 식혜골마을로 가는 길이다.
식혜골마을에 있는 김호장군 고택...민박도 한다.
김호장군 고택 담장 앞에서 만난 비비추...
비비추는 용설란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Hosta longipes이다.
김호장군 고택 담장에 핀 참나리...중나리나 털중나리와 구분이 쉽지 않다.
비바람이 점점 거세진다. 오릉네거리를 지나...탑마을입구에서 천관사지로 간다.
천관사지가는 길에...<부들>
부들과(―科 Typh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김유신과 천관녀의 전설이 서린 천관사지...경주다움이란 바로 비어있음의 공간적 미학이 아닐런지...
월정교 복원공사는 아직도 진행중...
교촌교를 지나 교촌마을로 접어들었을 때...거친 비바람에 옷과 신발은 이미 다 젖었다.
교촌마을에서 놋전지구를 지나 출발점으로 돌아왔다...황남동 고분군의 메타세콰이어 다섯친구가 빗속에 웃고 있다.
그러고 보니 비가 오는 날이면 대부분 우리는 경주시내와 경주남산에 머물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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