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4.(화)
남도기행 4일차 - 달마산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 땅끝 천년숲 옛길을 걷는다.
땅끝 천년숲 옛길은 미황사에서 도솔암을 거쳐 땅끝마을까지 이어지지만
무더운 날씨를 감안하여 도솔암까지 왕복도보를 하기로 한다.
일주문에서 돌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면 서서히 달마산 암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부처님을 참배하기 전 암릉미에 감탄사부터 먼저 나온다.
미황사의 대웅전과 응진당은 보물 제947호와 보물 제1183호로 지정된 국가문화재다.
달마산은 암릉을 따라 등산을 해도 멋진 코스지만
이렇게 무더운 날에는 천년숲길을 따라 걷는 것도 좋다.
6.30일까지 대웅전은 내부수리중이어서 만세루를 임시대웅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응진당은 16나한상을 모신 전각이다.
미황사 공양간 앞을 지나면 부도전(부도암)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있다.
그 임도를 따라서 부도전까지 간다.
같은 길에 두가지 이름이 붙었다. 하나는 "땅끝 천년숲 옛길'이고
하나는 "미황사 천년역사길'이다.
어느 이름이든 다 좋다.
하나로 통일되었으면 좋겠다.
여행자들이 헷갈리지 않게.
부도암에서 조망되는 달마산 암릉이다.
미황사의 부도전이다.
부도전에서부터 오솔길이 시작된다.
호젖한 숲길을 아내와 단 둘이서 걷는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편백숲이 나오면 갈림길에 주의해야 한다.
편백숲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파른 길을 올라간다.
이정표 하나 소박하다.
바위에는 콩란이 자생하고 있다.
도솔암 삼성각에 올라서니 도솔암 법당이 절벽위에 절묘하게 자리잡고 있다.
도솔암을 처음 본 것도 아닌데 볼 때마다 감탄사가 나온다.
도솔암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절경이다.
자연석문을 통과하여 암자로 들어간다.
기묘한 암릉과 시원한 들판과 바다가 삼위일체가 되어 조화로움을 이루는 곳.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도가 수승해 질 것 같은 느낌.
길동무는 법당에서 108배를 하고 나는 법당 모서리에 앉아 바람소리를 듣는다.
청량한 기운이 내 몸 곳곳에 스며드는 것 같다.
보이는 풍경 하나 하나가 모여서 아름다움을 이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행의 참맛은 이런데 있구나 싶다.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 느긋한 마음이 되어 풍경속에 잠긴다.
마음이 신선계를 둥둥 떠 다니는 듯.
잠깐의 머물음 뒤에 떠남이 있다는 걸 알기에 더욱 더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풍경들.
도솔암을 떠나 미황사로 되돌아 오는 길은 처음 길처럼 낯설다.
갈 때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된다.
왕복 4시간 정도의 걸음만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즐거움.
그리고 땅끝황토나라테마촌으로 돌아와 맞이하는 일몰의 황홀경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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