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6
지리산이 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먼저 일어나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민박집을 출발하여 일성콘도로 갔습니다.
람천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보기로했습니다.
콘도 아랫쪽으로 내려가니 콘도 앞산으로 소롯길 하나가 보였습니다.
람천의 물소리들이 소근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길의 끝에는 탐스런 사과가 주정주렁 매달려 있는 과수원이 있었고,
과수원 울타리를 넘어서 람천의 벚나무 단풍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장항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나무...
산자락을 일구어 만든 다랭이논...
옹기종기 모여서 이룬 마을...
휘감아 도는 길...
람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물안개 피어 오르는 강가에 서서 지리산의 아침을 맞이 합니다.
지리산 동쪽 능선 넘어로 여명이 시작되니, 새벽안개가 일어나 춤을 춥니다.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지리산의 아침은 달콤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고 있자니 숨이 멎는 것 같습니다.
아련한 그리움이 몰려 옵니다.
서룡산이 깨어나는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삼봉산이 깨어납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덕두산 바래봉 또한 잠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산내초등학교로 갔습니다.
허수아비가 섬뜩합니다.
박을 조각하여 얼굴을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켜놓았습니다.
빛이 안개를 몰아내는 삼정산 자락의 풍경을 넑을 잃고 바라봅니다.
안개와 빛이 조화를 부리는 풍경을 마주하고 있으니 류시화시인의 싯귀가 떠오릅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새벽을 놓치면 여행의 반을 놓치는 거라는 평소의 지론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산내중학교 교정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곱게 물든 단풍을 봅니다.
매동마을 앞동산의 소나무 또한 아침의 기운을 받아 생동감이 넘칩니다.
휘감아도는 삼정산 능선의 흐름이 아침햇살에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황홀한 아침산책을 끝내고 마을길로 접어드니 여기가 바로 마음의 고향이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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