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行도보길

지리산 서진암에서 백장암가는 길

행운57 2014. 5. 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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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서진암에서 백장암가는 길

 

2014.5.3일/무아님과 함께

 

도보여행 3일차 - 매우 특별한 여행을 하기로 한다.

지리산 서진암과 백장암을 잇는 길, 백장암에서 인월을 잇는 도보순례길을 찾아서 걸어보려는 것이다.

 

서진암과 백장암은 서룡산 자락에 위치해 있지만,

서룡산 서진암, 서룡산 백장암이라 하지 않고 지리산 서진암, 지리산 백장암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옛부터 절의 주소를 뜻하는 절이 속한 산은 모산(母山)을 기준으로 하기때문이다.

 

이 길을 이어야 인월에서 지리산둘레길 3코스를 따라서 매동마을을 거쳐 서진암삼거리에서

서진암 - 백장암 - 인월로 이어지는 원점회귀형 도보길이 완성되기때문이다.

둘레길 민박집이 가장 활성화된 매동마을에 주차를 하고 서진암 방향으로 둘레길을 따라 올라간다.

<둘레길에서 내려다본 매동마을 전경>

 

 

서진암 - 차량으로 접근할 수 없는 오직 걸어서만 갈 수 있는 암자다.

사진으로 보이는 중앙의 연녹색 부분의 중앙에 서진암이 있지만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무더운 날 소나무숲 그늘에 냉기가 서리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지리산둘레길과 서진암이 갈라지는 삼거리>

 

 

<서진암삼거리에서 등구재 방향 지리산둘레길>

 

서진암삼거리에서 서진암까지는 600m의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나무지팡이를 모아둔 곳>

 

서진암까지는 10여기의 작은 돌탑이 있다.

 

서진암이 보인다. 담장이 허물어졌다.

 

우리를 마중나온 고양이 한마리가 스님도 없는 암자를 지키고 있다.

 

서진암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반야봉 조망은 호방하다.

 

 

서진암 법당에는 특이한 수인을 한 부처님과 1516년에 조성된 석조나한상 등 4구의 석조나한상이 모셔져있다.

 

서진암의 석간수의 물맛이 아주 좋다.

 

스님이 절을 비운지 모래된 듯하다. 곶감이 이렇게 새까맣게 변해버렸다.

 

이정표는 없지만 서진암에서 좁은 오솔길을 따라간다.

 

서진암사거리 안내도가 기왓장에 그려져 있다. 안내도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백장암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서진암사거리에서 가파른 길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왔다.

세상의 온갖 잡다한 소리로부터 해방된 곳...자연의 소리만이 흐르는 곳...참 좋다. 이 시간이...

 

계곡을 건너서 조금 가면 오른쪽 방향으로 소로가 보인다.

한 눈에 금강대 토굴가는 길임을 알겠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기억이 되살아 난다. 느리게 조금씩...

금강대 토굴은 열반하신 청화큰스님께서 한 철 수행정진한 곳이기도하다.

금강대 토굴 옆에는 바위전망대가 있는데 반야봉을 비롯한 지리산 조망이 아주 멋진 곳이다.

 

백장암으로 가는 길에는 소나무숲이 아주 좋다.

 

오솔길이 넓은 길로 바뀌고 백장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WC...화장실을 한자로 풀어쓰니 多弗留是가 된 듯하다.

 

<백장암 전경>

 

<국보10호 백장암삼층석탑과 보물 40호 백장암 석등>

 

 

백장암은 실상사의 산내암자로서 스님들의 참선수행도량이다.

 

백장암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조망 또한 일품이다.

 

<백장선원>

 

<백장암 전경2>

 

 

백장암에서 인월로 가는 오솔길을 찾아보기로 한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상식은 백장암삼거리까지 능선을 타고 올라가서 서룡산 등산로를 따라 인월로 내려가는 것이다.

그러나 옛길을 낸 스님들이나 신도들이 그렇게 경사진 길을 오르내리지는 않았을 터이다.

그래서 백장암삼거리로 올라가면서 산허리를 타고 도는 길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그 길을 찾았다.

 

그 길에서 지리산둘레길 3코스가 지나가는 중황마을이 그림처럼 보인다.

경사가 거의 없는 산허리를 타고 걷는 오솔길이 백장암에서 구룡호텔까지 이어진다.

 

구룡호텔 뒷담에 핀 영산홍이 객실의 유리창에 비춰 꽃물이 들었다.

 

영우식품 등이 있는 농공단지 입구에 서룡산 이정표가 있다.

 

서룡산등산안내도에서 서진암 - 백장암 - 인월로 이어지는 우리가 걸은 길은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이 길은 더 은밀한 순례길이 될 것이다.

 

얼마간 도로를 걸어 지리산둘레길 인월안내선터에 들렀다.

 

 

 

막상 안내센터에 들르고보니 지리산둘레길을 완주하여야 나의 지리산 이야기가 완성될 것 같다.

둘레길 스카프 한장을 사서 무아님께 건냈다. 나중에 다시 내게로 되돌아왔지만.

 

매주 토요일마다 둘레길 토요걷기가 있다고 한다. 모집인원은 10명.

 

둘레길에서 이런 사기꾼이 있나보다.

 

인월에는 토요시장이 선다. 시장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고 시내버스를 타고 매동마을로 돌아온다.

 

<매동마을에 있는 버스시간표>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서진암 - 백장암 - 인월로 이어지는 순례길을 연 것이다.

 

베이스캠프인 <흙속에 바람속에>로 돌아가니 모녀 둘레꾼의 모습이 보인다.

58세의 어머니와 31세의 딸이 몇일째 둘레길을 걷는 중이라고 했다.

그들의 여행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져녁식사를 했다.

 

이 집은 민박손님들에게 따로 식사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먹도록 한다.

그래서 모두들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술도 한잔 나누고 여행보따리도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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