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7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그냥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게 있다. 어제 한 옆지기와의 약속이다. 그래 가는거야.
그렇게해서 경주 고위산 천룡사지 밥집(남산송이집)을 향해 출발~~~
용장마을에서 샛길을 따라 올라간다.
숲속 오솔길을 걷으면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나리꽃 한 송이가 길손을 반긴다. 까치수영도 그 옆에서 고개를 내밀고~~~
산이 깊어질수록 마음도 깊어진다. 잠든 세포가 깨어나는 느낌도 든다.
사람은 한 치 앞을 모른다. 내 몸이 엄청난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그저 길을 걷는 나는 행복할 뿐이다.
숲이 사라진 산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않다. 숲은 나에게 평온함을 준다.
천룡사지에는 밥집에 두 집이 있다. 녹원정사와 남산송이집~~~
처음 인연은 녹원정사였지만, 지금은 남산송이집이 단골집이 됬었다.
남산송이집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천룡사지를 참배한다.
고위산정에서 뻗어내리는 암릉의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왜 신라시대에 이곳에 큰 절이 들어섰는지를 알 것만 같다.
천룡사 - 불국사의 말사중에서 가장 적은 절이 아닐까 싶다.
고개를 넘어 백운암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백운암에서 백운재를 향하여 걷는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어서 정감도 있고 걷기도 편안하다.
백운재에서 고위산정으로 올라간다. 환상적인 숲길이 펼쳐진다.
산 정상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 건 아니지만 산정에서 내려다 보는 조망을 즐긴다.
고위산정에서 내려다 보이는 천룡사지의 전경을 보고 있노라면 과히 명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을 내려오는데 한쪽 눈이 이상하다. 구름막이 앞을 가린다. 유리체 출혈~~~
열반재에서 천룡사지로 내려와 샛길을 따라 용장마을로 내려온다.
병은 왜 오는가? 나를 해하려고 오는가, 아니면 나를 살리려고 오는가?
법상스님의 글이 떠오른다. "병은 나를 살리려고 때 맞추어 나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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