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行도보길

[스크랩] 울진 왕피천 제1생태탐방로 도보여행

행운57 2014. 11. 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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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왕피천 제1생태탐방로 도보여행>

 

2014.11.15~16일 / 행운 & 무아

 

꿈은  인연이 닿아야  현실이 된다.

마음만 먹으면 하룻만에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왕피천이었지만

몇년을 꿈만 꾸면서 보냈다.

 

왕피천 트레킹은 주로 굴구지산촌마을에서 속사마을까지 왕복하는 것으로,

아무런 제한없이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었다.(현재는 탐방프로그램 참가자만 가능)

 

드디어 인연이 찾아왔다.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울진 왕피천생태관광이야기>사이트를 통해

왕피천유역 생태탐방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왕피천 제2탐방로도 개통이 되었지만

예약 당시에는 왕피천 제1탐방로만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즉시 왕피천 제1탐방로 체험프로그램에 1박2일 예약을 했다.

 

2014.11.15일  오후 4시경 삼근2리 무지개민박집에 도착하였다.

봉화 춘양에서 출발하는 관계로 당일 참가도 가능했지만

탐방프로그램을 제대로 체험해 보고 싶어 1박2일로 예약을 한 것이다.

 

우리부부는 민박집 2층 방 하나를 배정받았다.

조그마한 방이지만 지내는데 별다른 불편은 없었다.

우리 옆 방에도 탐방예약한 부부가 숙박을 했는데 함께 져녁식사를 했다.

 

무농약 채소 등으로 차려진 깔끔한 밥상에 주인아주머니의 친절까지 더해져 밥맛이 좋았다. 

방에 수건, 휴지, 비누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주인아주머니에게 말했더니 흔쾌히 준비해주셨다.

 

따뜻한 방에서 푹 자고 아침 7시에 정성스레 차려준 아침식사를 하고 삼근1리에 있는 왕피천 탐방안내소로 갔다.

 

'왕피천'이라는 이름은 '왕이 피신해온 곳'이라는 뜻에서 붙여졌으며,

삼한시대 실직국의 왕과 왕비가 피신했던 곳이라는 설도 있고,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고려에 항복하라는 아버지의 뜻에 반대하여 이곳에 왔다는 설도 있다.

 

1일 탐방예약 가능인원이 30명인데 참가인원은  4명에 불과하다. 금년 10.1일 개통되어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셔틀버스를 운행해야하지만 인원이 적어서 출발지점인

동수곡입구 삼거리까지는 탐방안내소 여직원이 승용차로 태워다주었는데 굽이굽이 돌아서

박달재를 넘어가는 임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도보코스가 될 것 같았다.

 

동수곡삼거리에 도착하니 오늘 우리를 안내할 자연환경해설사 김형모님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은  왕피천 제1탐방로 12.1km, 예상소요시간은 7시간이다.

 

동수곡삼거리 -6.8km- 왕피천 - 1.8km-  거리고 - 2.0km - 왕피분교  - 1.6km -실둑교>

 

*왕피천은 길이가 65.9km로 경북 영양군 수비면의 금장산 북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울진군 서면 왕피리를 지나면서 왕피천이라 부른다.

 

 

동수골입구 삼거리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생태탐방을 시작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작나무숲이다.

 

껍질을 벗겨 불에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하여 자작나무라고 이름붙였다는 것과

자작나무 껍질에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과

껍질에 기름성분이 있어 눈밭에서도 불을 붙이면 잘 탄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출발지점에서 약 2km정도를 임도를 따라 걷게 된다. 임도라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길이다.

 

소나무 가지가 줄기로 파고 들어가 다시 줄기의 한 부분이 된 기이한 모습을 본다.

 

임도에서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해설사님의 말대로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닌 그런 길이

숲속으로 이어진다. 주종은 금강소나무지만 다양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죽은 소나무에 버섯이 자라고 있다. 무슨 버섯일까 궁금했다.

 

두 부부가 해설사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걷는 낙엽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정겹다.

 

굴참나무에는 기생식물인 겨울초가 자라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열매가 달렸다.

 

금강소나무의 쭉쭉 뻗은 모습이 시원스럽다.

 

 

해설사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마을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설사가 맷돼지의 뼈를 교육용으로 준배해 오셨다.

그리고 맷돼지도 산하제한을 한다고 한다. 그 방법이 궁금했지만 해설사는 다음 장소에서 알려주겠다고 한다.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는 참나무 낙엽더미에 누워본다. 아늑하다.

도시생활에 찌든 때를 벗겨내고 잠시라도 자연을 느껴보라는  해설사의 배려가 고맙다.

 

자연속에서는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맷돼지운동장에서 해설사의 신기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맷돼지가 개체수 조절을 하기위해 굴참나무가 꽃을 피우는 시기에 굴참나무를 올려다본다고 한다.

굴참나무 꽃이 피는 정도에 따라 내년도에 먹을 양식을 미리 예측하여 개체수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개체조절에 실패하는 경우는 사람들이 맷돼지의 양식을 뺏어가는 경우가 되겠는데

그럴 경우에는 아기돼지들을 식량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보낸다는 것이다.

 

 

소나무 뿌리가 굴참나무를 감싸안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자연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공존하는 법을 실천하기도 한다.

 

우리는 잣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잣나무숲에 누워서 하늘을 본다. 색다른 체험이다.

 

해설사는 사진종이를 일곱조각으로 찢은 다음 서로 바꾸어서 판지에 붙여보라고 한다.

원형 그대로 붙이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해설사는 질문한다. "찢어진 사진을 붙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답은 이렇다. "자연은 한번 훼손이 되면 복구가 더디고 어렵다. 설사 복구를 한다해도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간단한 퀴즈게임을 한다.

우승자는 삼근리의 한농유기농직판장에서  유기농건빵 한 봉지를 경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 깊은 산중에 화전민의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자주빛을 띤 보라색꽃을 보았다. 해설가가 작살나무라고 알려준다.

 

왕피천 탐방로라고 했지만 왕피천까지 가려면 6.8km의 임도와 숲길을 걸어가야 한다.

조금 지루할 법도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얼핏 보면 별 것 없는 평범한 산에 불과하지만

관심을 갖고 보면 별 것들로 가득한 게 이 길의 매력이다.

거기에다 자연을 닮은 김형모해설사의 해설이 곁들여지니  생기가 돋아난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무언가 큰 것 한 방을 기대한다. 멋진 호수를 기대하고 기암괴석을 기대한다.

그러나 진정한 여행은 자연의 숲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왕피천생태탐방로 숲길구간은 특별한 무엇이 분명이 존재한다.

 

왕피천이 내려다보이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산그리메가 그리움처럼 출렁이는게 압권이다.

 

 

 

해설사님이 태풍으로 쓰러진 금강소나무를 잘라서 교육용으로 준비해 오셨다.

윤선도의 오우가 중 소나무에 관한 부분을 노래로 들려준다.

산중에서 듣는 오우가 노래소리에 가슴이 뭉클하다.

 

 

파란 하늘과 노란 낙엽송이 엮어내는 풍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이 가을 잘 익은 낙엽송 숲길을 걸어 보리라 던 꿈이 이루어져 행복하다.

 

낙엽속에서 고개를 내민 이 녀석은 이름도 생소한 가지버섯이란다.

 

 

왕피천으로 내려서는 마지막 구간은 짧지만 조금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동수골입구 삼거리에서 왕피천으로 내려서기까지 탐방객을 위한 인위적인 시설물은 하나도 없다.

이정표조차 없는 자연 그대로인 길없는 길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인간의 관점이 아닌 자연의 관점에서 자연속으로 드며들 수 있는 이런 생태탐방로가 또 어디에 있을까?

부디 이 길만이라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기를 희망해 본다.

 

거리고교를 건너 한농교육관에 있는 유기농음식체험식당으로 간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지역은 환경부가 지정한 왕피천유역 생태. 경관 보전지역이다.

 

거리고교에서 왕피천을 내려다 본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점심식사를 한다. 그런데 미리 준비해 놓은 유기농식단이 맛갈스럽다.

어느 누가 1인분에 1만원을 주고 이런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겠는가?

왕피천 제1생태탐방로를 걷는 자만이 맛볼 수 있는 보너스가 아닐까 싶다.

 

한농복구회는 한국농촌을 되살리자는 취지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라고 한다.

왕피리에는 10개 부락에 6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 유기농채식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한농운동장을 거쳐 거리고마을로 간다.

 

한적한 오지마을길을 걷는 기분은 특별하다.

 

학생수가 25명이라는 삼근초등학교 왕피분교다.

 

이 지역은 생태. 경관 보전을 위하여 환경부에서 토지와 지상물을 매입하여 자연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거리고마을에서 수로를 따라 왕피천 탐방을 한다.

 

청정한 왕피천의 물길을 내려다 보며 걷는 수로길은 아찔하면서도 감동스런 길이다.

 

몇년을 기다려 오늘에서야 마주하게 된 왕피천 - 오래 기다렸던 만큼 감흥도 크다.

 

 

 

거야마을이 보이는 곳에 이르러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금강소나무 숲에 누웠다.

 

금강소나무숲 사이로 열리는 하늘 풍경에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거야마을이 보이고 아낙네들은 양파묘종을 밭에다 옮겨 심고 있다.

 

본래 일정은 실둑교에서 끝나지만 우리는 거야교까지 걸었다.

 

거야교에서 마지막으로 왕피천 물길을 살펴본다.

해설사님이 준비해 오신 효소차를 마신다.

제조방법은 기억이 나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오늘은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관계로 해설사님이 우리를 탐방안내소까지 태워다 주셨다.

 

탐방안내소로 가기 전 서면소재지에 있는 한농마을 유기농직판장에 들렀다.

유기농 조청 등 몇가지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니 더욱 더 알찬 여행이 된 듯하다.

 

탐방안내소에 들러 생태체험에 관한 설문지 작성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가길에 오른다.

<08시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한 일정은  17시30분에 마무리되다.>

 

"一日淸閑   一日仙"

'하루 맑고 깨끗하게 살면 그날 하루 신선입니다"

 

김형모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한 왕피천 제1생태 탐방을 통해

맑고 깨끗하게 보낸 왕피리에서의 하루는  신선의 하루다.

 

자연을 닮은 김형모해설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해설사님께 보낸 무아님의 탐방 소감>

 

구불 구불 맴돌아 나있는 곡선길,

아직은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오지의 내음들!

한 점 부끄러움없이 당당히 아름다움을 뽐내던 나목들!

수줍은 오솔길!

해설사님의 배려로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길위에서 자연과의 교감은 물론

재치있는 위트로 즐거움을 선사해주셔서 시간가는 줄 몰랐답니다.

내려앉은 낙엽들속에 풍덩!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함께 뒹굴었던 자연과의 일체는

나를 잊은 특별한 경험이었음을 감사드리며,

그 여운으로 오늘도 행복하답니다.

 

<해설사님께 보낸 행운의 탐방소감>

 

생태탐방에 대한 여행자들의 욕구는 다양한데 비해

현재의 탐방로는 임도, 데크, 계단, 과도한 편의시설 등

도시화된 사람중심의 길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왕피천 제1탐방로는 사람 중심의 길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속에 스며들어

오감이 열리는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생태탐방로였습니다.

이러한 생태탐방이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왕피천 탐방관련 정보는 아래 홈피를 참고>

 

             울진왕피천 생태관광 이야기

울진 왕피천, 계곡, 생태마을, 체험 프로그램, 탐방 예약 안내.

 

출처 : 울산도보여행클럽
글쓴이 : 行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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