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行도보길

남산제일봉 & 가야산소리길 도보여행

행운57 2013. 3. 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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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3.

 

치인리집단시설지구 ~ 돼지골 ~ 남산제일봉 ~ 청량사 ~ 무릉동 ~가야산소리길 ~ 치인리집단시설지구

 

대구에서 고향친구들 모임 마치고 해인사 집단시설지구에 도착하니 새벽1시가 되었다.

오랜만에 야생에서 잠을 잤다. 좀 춥긴해도 내게는 따듯한 숙박시설보다 더 안락하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일주일동안 나를 괴롭히던 몸의 통증도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몸의 기운이 되살아나니, 어제보다 걷는 리듬이 한결 자연스럽다. 숲의 맑은 기운이 내 몸을 감싸고 돈다.

 

돼지골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서니, 가야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해인사 가람의 전경도 커메라에 담아 본다.

 

걸음의 속도따위는 아예 잊어 버린채 기묘한 석화성의 바위들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남산제일봉에 올랐다. 어디하나 걸림이 없는 세계속에 내가 서 있다.

팔공산, 가야산, 지리산, 덕유산 등이 장쾌하게 솟아 펼쳐지는 가운데 내가 존재하다니...

 

남산제일봉을 지키는 새 한마리를 관찰하느라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남산제일봉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서 바위들의 향연에 초대받은 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본다.

 

남산제일봉 고스락(정상)~~~

 

매화산에 있는 바위를 줌으로 당겨서 한 컷~~~

 

그랬구나. 바위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어쩌면 인간의 삶이 곧 기다림이다. 내일을 기다라고, 친구를 기다리고, 승진을 기다리고, 자식을 기다리고...

그러나 기다림은 때론 실망으로, 허망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현자들은 진정한 행복은 기다림조차 사라진

현재라는 순간에 있다고 한다. 행복은 기다림의 결과물이 아니라 순간의 감정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현재의

마음조차 얻을 수 없는 것이므로 집착을 비워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말로 표현되는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그저 가슴으로 전해질 뿐이다.

그래서 나의 여행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위한 여정이 아니라 내 가슴으로 품는 여정이다.

 

 

 

 

 

 

 

 

 

 

 

 

 

 

 

 

 

 

 

주능선에서 청량사로 가파른 길을 내려오는데 산악회의 길고 긴 행렬이 줄지어 올라온다.  많은 인원이 어울리다보니

산이 소란스럽다. 골짜기를 가득메운 웅성거림에 새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초입에서부터 정상만을 기다리며 걷는 산행객들에게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는 일은 일종의 사치처럼 여겨지리라.

 

내게 있어서  천불산 청량사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은 바로 이 석탑과 석등에 있다. 오래전 나는 거창 별유산

고견사에서 능선을 타고 단지봉과 남산제일봉을 거쳐 청량사로 산행을 하면서 해질녘의 빛이 석탑과 석등과 조화를

이루어 빚어내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았었다. 함께 산행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세월과 함께 잊혀져 가는데 이

석탑과 석등의 아름다움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아름답게 채색되어 기억된다.

 

 

무릉동에서부터 가야산소리길을 따라 홍류동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고 함께 어울리는 길이 바로 가야산소리길이다.

 

그 길에서 가야산 남릉을 바라다 본다. 가야산 어느 능선이든 아름답지 않은 능선이 있겠냐마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미치지 않은 남릉은 내게는 참 매력적인 길이었다. 지금은 국립공원에서 비법정등산로로 묶어두었지만...

 

홍류동계곡은 이름 그대로 단풍이 멋진 곳이지만, 나는 홍류동 계곡하면 먼저 홍송의 아름다움을 떠올린다.

 

소리길을 걷는 사람들은 대부분 해인사에서 축전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을 걷고 있다.

 

묘길상봉의 모습을 담아본다.  소리길을 걷다가 다리를 건너가서 문화재관람료를 내고 다시 걸어야 한다.

 

고운 최치원선생의 전설이 서린 농산정이다. 지금은 비법정등산로지만, 남산제일봉에서 능선을 따라 농산정으로

내려오는 길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묘길상봉 아래에는 길상암이 있다.

 

길상암 전경~~~

 

 

낙화담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가야산소리길은 해인사까지 연결된다. 남산제일봉 산행은 가야산소리길 개통으로 원점회귀가 가능하게 되었다.

5시간 정도면 가능한 코스를 6시간동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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