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순례

칠곡 도덕산 도덕암

행운57 2009. 9. 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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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과 산중암자들을 자주 찾아 다녔고 송림사도 몇번 순례했지만 인근의 도덕산과 도덕암은 알지 못했다. 인연이 도래하지 않았던 것이다. 얼마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도덕산과 도덕암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는 곧바로 순례길에 나섰다.

 

먼저 송림사를 참배하고 파계사(부계)방향으로 조금 가니  우측으로 도덕암이정표가 보인다. 숲속으로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들어가니 주차장이 나온다.(도덕암 바로 앞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하지만, 경사가 너무 심하고 암자의 수행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아랫주차장에서부터 걸어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산20-5번지 도덕산(해발660m) 중턱의 연소혈(燕巢穴:제비가 집지어 사는 터)에 자리잡은 도덕암은 고려 광종 19년(968년)에 혜거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암자주변이 숲으로 첩첩이 둘러 쌓여 있어  청산첩첩미타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도덕암은 서쪽으로 조망이 탁 틔여 있어 져녁노을은 서방 극락정토를 이루고,  새벽안개는 동방 유리광세계를 이룬다고 한다.

 

대기가 청명하지 못한 오전10시쯤의 도덕암은 숲속의 적요함이 느껴지고 나한전과 요사채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좋은 정도였다.  주법당인 극락전에는 몽계당 선의대사 진영이 모셔져 있는데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87호로 지정되어 있다. 

 

극락전뒷편에는 고려 광종임금이 이곳에 주석하고 있던 혜거스님을 국사로 모시고자 찾아와 샘물을 마시고 위장병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어정수(御井水)가 있으나 지난 가뭄으로 물이 말라 버렸다.

 

극락전 뒷편의 나한전에는 16나한상 등이 모셔져 있는데, 영천 은해사 거조암과 청도 운문사 사리암과 더불어  영남의 3대 나한도량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불교신문 기사에서 인용)  조선 인조10년(1632년) 훈장선사가 건립하였다고 하는 나한전내 나한상을 비롯한 제상(諸像)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09호로 지정되어 있다.

 

극락보전을 참배하고 나한전에서 108배와 함께 천수다라니 21번을 독송을 하였다.  절을 순례하면서 108배와 천수다리니 21번을 독송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되었다.

 

도덕암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식수목(植樹木)인 수령이 1000년된 모과나무 한 그루가 암자의 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  모과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크기가 작아 나이에 비해 웅장함은 없지만 천년의 세월을 품고 열매를 주렁 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도덕암에서 도덕산 정상을 한바퀴 돌아 올 수 있는 약2.5km의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 편안한 숲길을 따라서 도덕산 정상에 오르니 팔공산 서부 주능선의 조망이 빼어 나다. 참 좋은 인연으로 도덕암으로의 순례와  도덕산으로의 가벼운 산행이 행복 그 자체가 되었다.

 

장엄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면 실망할 터이니 도덕암은 가지 마시고, 적요한 자연세계에 동화된 소박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거나 세상사 다 내려놓고 고요히 정진하고 싶다면  이른 새벽이나 늦은 오후에 도덕암을 순례하시기를...(2009.9.5일 行雲流水)

 

 (도덕암 전경)

 

 

 (극락보전)

 

 

(나한전)

 

(나한상 일부)

 

(나한전  조망)

 

(모과나무)

 

 

(어정수)

 

(도덕산 정상에서의 팔공산 조망)

 

(도덕암 아랫주차장에 있는 도덕산 등산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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