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산길

가지산 눈꽃산행

행운57 2014. 2. 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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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8(토)

 

석남사 입구주차장 - 석남고개 - 가지산 정상 - 쌀바위 - 석남사 - 석남사 입구주차장(6시간 소요)

 

북부순환도로로 접어들자 문수산이 하얗게 변해있었고,

언양국도로 접어들자 설국으로 변한 영남알프스가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습니다.

실로 가슴뛰는 순간이었습니다. 영남알프스에서 눈꽃산행은 가지산이 최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시경, 석남사 입구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벌써 등산객들의 차량으로 만원입니다.

 

석남고개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선호하는 오름길이기도 합니다.

 

서서히 설국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느리게, 더 느리게 자연의 향취에 흠뻑 취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여기가 지리산도 아니고, 설악산도 아닌 가지산이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잠시 얼굴을 드러내 준 가지산의 모습에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최대한 올라가기로 합니다.

 

눈꽃사랑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약간의 기대감을 갖고 비워두었던 토요일이 눈꽃앞에 행복으로 피어오릅니다.

 

주능선갈림길에 올라섰습니다. 골동품처럼 오래된 아이젠을 착용하려니 말썽을 부립니다.

 

감탄사 없이 볼 수 없는 기막힌 광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무아님, 오늘 완전히 무아지경에 빠졌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세상을 어떻게 하나로 정의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성인은 말씀하셨지요. "세계는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이 세계일 뿐이다"라고.

 

설국은 말합니다. "뽐내지 말라. 다투지 말라. 미워하지말라."

 

하얀 눈꽃세상은 절대고독입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싯귀가 떠오릅니다.

 

외로움의 실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족한 내 자신을 채우려는 욕망이 보입니다.

 

순백의 자연앞에 욕망은 부질없는 것이고, 외로움 또한 바람같은 것입니다.

 

"그저 흐름을 따라 걷는 것" 이것만이 내 인생길입니다.

 

눈보라가 일어나는 저 능선은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채워져있습니다.

 

선과 곡이 빚어내는 하얀 아름다움입니다.

 

가지산 정상 직전의 암릉입니다.

 

道의 색깔은 흰색이 아닐까 싶습니다.

 

철쭉나무가 피어낸 눈꽃세상이 열립니다.

 

올라오는 동안 길에서 만난 풍경에 비해 정상은 너무 단조롭습니다.

 

쌀바위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가지산에 든 오늘은 축복의 날입니다.

 

여기 저기 하얀 색을 더럽힌 라면 국물 자국...자연 앞에 부끄러운 인간의 흔적입니다.

 

쌀바위의 절경이 펼쳐집니다.

 

쌀바위에서 큰바위얼굴을 보았습니다.

 

쌀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세상입니다.

 

쌀바위을 떠나면서 아쉬움에 자꾸 뒤돌아봅니다.

 

함께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나누어도 나누어도 줄어들지 않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평소 조금 단조롭게 느껴지던 임도가 오늘은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유한한 세상을 무한하게 살 수 있는 지혜는 "선택과 집중"에 있으리라.

 

오늘 가지산을 오른 건 탁월한 선택일 것입니다.

 

입산도 좋고 하산도 좋습니다. 집중만이 행복을 키워줍니다.

 

산아래로 내려오는 눈이 거의 다 녹았습니다.

 

개울을 건너 산문을 나섭니다. "장엄 적멸 도량"

 

하산을 하여 올려다 본 산의 모습입니다.

내 마음이 장엄적별도량이 될 때까지 명상길 걷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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