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정보

울산 양정동 오치골 탐방

행운57 2014. 1. 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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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기자의 힐링로드in울산]사색의 길을 걷다14.북구 양정동 오치골
마르지 않는 계곡을 따라 11개의 다리를 건너면
속세는 사라지고 바람소리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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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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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치골 등산로는 다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호젓한 오솔길이다. 골짜기 끝에 이르기까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끊이지 않고 곳곳에 세워진 시(詩) 팻말에는 아름다운 시어가 나부낀다.  
 

까마귀 오·꿩 치…‘까치말’로 부르기도

큰길에서 10분만 걸으면 딴세상
양정동주민센터 안내판에서 좌회전하면
생활체육공원과 아름다운 야생화 동산 나와
11개의 다리·시 팻말·원두막이 시선 붙잡아

갈매봉 거치면 성불사-안산정으로 연결
안산정에 오르면 태화강·시가지 한눈에


갑오년의 해가 떠오른지도 벌써 열흘이 됐다. 지난 연말의 들뜬 분위기도 가라앉고, 떠들썩했던 새해 덕담들도 다 끝났다. 이제 차분하게 한해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길 시간이다. 이럴 때 추천하고 싶은 길이 있다. 십분만 걸으면 인간세상과 결별하는 곳, 하루 종일 햇살이 비치는 곳, 혼자 걸어도 결코 심심하지 않는 곳, 바로 울산 북구 양정동 오치골이다.



밖에서 보면 이 마을 안쪽에 이렇게 깊은 골짜기가 있을 줄 아무도 알지 못한다. 차량이 물밀듯 오가는 대로(大路)에서 십분만 걸어 들어가면 갑자기 정적이 감돌고 그 가운데 맑은 물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오치(烏雉)골이다. 오치골은 까마귀 오(烏)자와 꿩 치(雉)자를 쓴다. 조선 정조 때는 이 곳을 ‘까치말(마을)’이라 부르기도 했다. 워낙 깊은 골짜기여서 꿩도 많고 까치 또는 까마귀도 많았으리라.

등산로 시작지점은 양정동주민센터(동장 변덕임) 앞이다. 시내에서 동구 방면으로 가다가 양정힐스테이트아파트를 지나자마자 양정동주민센터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좌회전을 하면 된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주민센터 진입로 일대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으나 변덕임 동장이 오면서 꽃밭이 만들어지고 벽화가 아름답게 그려지는 등 말끔하게 정리됐다. 

   
▲ 현대자동차와 울산시내 전경이 가장 잘 보이는 안산정(安山亭)

차는 주민센터 앞쪽의 양정생활체육공원 주차장에 주차해 놓으면 된다. 차에서 내려 주차장을 나서면 바로 등산의 시작이다. 깔끔하게 인조잔디가 깔린 생활체육공원과 그 옆의 아름다운 소공원, 그리고 야생화 동산, 벤치가 다정하게 놓여져 있는 두충나무숲 등은 등산로를 찾는 사람들에게 시작부터 상쾌한 느낌이 들게 한다.

변덕임 동장은 “봄이 되면 벚꽃과 각종 야생화 등이 앞다투어 피고 계곡에는 물이 철철 흘러넘쳐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면서 오치골을 양정동 최고의 자랑거리로 꼽았다. 

   
▲ 현대자동차에서 기부한 오치골 안내간판

길은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면서 마지막 운동시설 쉼터까지 1.5㎞가량 들어간다. 비가 오지 않는 겨울인데도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곳곳에 소와 여울을 만들어내고 있다.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다리가 이 구간에만 무려 11개나 된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면 물 속에 피리와 버들치 등이 노니는 모습이 정겹다. 또 곳곳에는 아름다운 시(詩)를 적어놓은 시 팻말이 세워져 산행객들의 발걸음을 한참씩이나 붙잡는다. 적당한 거리마다 놓여져 있는 벤치는 등산객들에게 쉬어 가라고 자리를 내민다. 다리를 건너고 시를 감상하며 걸어온지 20여분, 벌써 속세는 사라졌고, 주변에는 천고의 원시림과 바람소리만 가득하다. 

   
▲ 정겨운 벤치가 놓여 있는 두충나무 숲

운동시설이 있는 쉼터에 이르면 산행객들이 쉴 수 있는 원두막이 있고, 그 옆에 굵은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 몸을 부둥켜 안은 채 서 있다. ‘사랑나무’라고나 할까. 등산로 입구부터 여기까지는 경사가 완만해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급경사의 등산이 시작된다.

하늘로 일어선 길은 갈매봉을 거쳐 성불사로 연결된다. 갈매봉에서 동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마골산 헬기장 등으로 더 나아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겨울에는 능선의 칼바람은 피하는게 좋다. 성불사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고 겨울 햇살이 내려 앉은 경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제는 안산정(安山亭)으로 향한다. 

   
 

안산정으로 가는 길은 왼쪽의 심청골(염포동)과 오른쪽의 오치골(양정동) 사이를 가르는 능선길이다. 능선은 양쪽의 급경사면을 끼고 곡예하듯 길을 연결해 나간다. 송림을 지날 때는 솔향이 길을 가득 메우고, 오리나무의 향이 느닷없이 몰려오기도 한다. 때로는 울창한 숲 속으로 터널처럼 통과한다. 길은 양정경로당 방면으로 내려오다 어느 순간 전망이 탁 트이면서 등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곳이 안산정이다.

안산정은 울산의 그 어느 곳보다도 전망이 좋은 곳이다. 현대자동차 전경이 발밑에 내려다 보이고 굽이치는 태화강과 시가지가 한눈에 조망된다. 정자에 앉아 시가지를 구경하고 있노라면 울산이 얼마나 웅장하고 역동적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안산정에서 왔던 길로 100여m 되돌아 가면 왼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처음 출발했던 양정동 주민센터다.

변덕임 동장은 “1개 동 지역 내에 이렇게 깊고 멋진 등산로가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것”이라며 “많은 울산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 힐링을 체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정생활체육공원에서 갈매봉, 성불사, 안산정을 거쳐 원점으로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쉬는 시간, 식사 시간, 자연을 즐기는 시간을 합하면 하루도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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