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行도보길

울산 동대산 단풍길(테마임도) 도보여행

행운57 2021. 11. 1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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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대산 단풍길(테마임도) 도보여행

 



2021.11.19


 

동대산 단풍길(테마임도)


 

동대산 테마임도 4.1km가 가을이면 단풍으로 붉게 물든다.
그러나 동대산 테마임도 단풍길을 한번도 걸어보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늘 먼 곳에서 단풍을 찾았기때문이다.

 

 

 

동대산 테마임도 입구에서부터 고운 애기단풍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단풍을 감상하느라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걸음걸이 또한 느려진다.

 

 

술에 취했다 깨고나면 허무하지만, 단풍에 취했다 깨고나면 아름다운 여운이 남는다.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라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행복을 안겨준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않아 한발짝 걷는 것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을 멈출 수 없는 것은 단풍길이 주는 묘한 끌림때문이다.

 

 

 

비틀거리는 발걸음은 무엇엔가 홀린 듯 앞으로 나아간다.

 

 

 

동대산 테마임도에는 3개의 재가 있다.

신흥재, 마동재 그리고 큰재다.

 

 

 

장장 4km에 걸친 단풍숲길은 흔치않다.

 

 

 

다만, 설악산, 지리산, 내장산, 오대산 등의 유명세에  비해 덜 알려졌을 뿐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어딘들 어떠랴.

 

 

유명이니 무명이나 하는 그 분별심만 버릴 수 있다면 내가 걷는 길, 그 어디에서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단풍이 제아무리 아름다워도 빛이 없으면 볼 수 없듯이  사람사는 이치 또한 그러하리.

 

 

 

단풍이 지고나면 겨울이 온다.

 

 

 

사람의 인연 또한 절정이 지나면 이별의 때가 오지 않던가.

 

 

 

그러니 인연이 떠나갔다고 슬퍼하지 마라.

 

 

 

애초에 인연은 실체가 없는 허상이니까.

 

 

 

인연이 떠나갔다고 이별이라 부르지 마라.

 

 

 

이별은 이별이 아니라 그 이름이 이별일 뿐이다.

 

 

 

인연이 떠나간 자리에 남은 공허함을 깊이 성찰하다보면 겨울산의 고독을 알게 될 터이니.

 

 

 

길을 걷다보면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때로는 부끄러운 과거의 기억들이 괴롭히고.

 

 

때로는 붉은 단풍처럼 황홀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고.

 

 

 

때로는 슬픈 기억들이 돋아난다.

 

 

 

그러다 어느순간 모든 상념들이 사라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몸은 지쳐 쓰러질 듯한데 마음은 고요하고 평온한 순간의 희열이란.

 

 

 

붉은 단풍숲에 외톨이 노란 단풍이 더욱 곱게 느껴진다.

 

 

 

그러니 외로운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

 

 

 

고독속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나그네의 뒷모습은 얼마나 홀가분하게 보이던가.

 

 

 

고독이 없다면 한도인이 될 수 있을까.

 

 

 

고독을 견딜 수 없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오늘도 홀로 고독속을 걷고 있다.

 

 

 

고독속에서만이 자연과의 합일이 가능하겠지.

 

 

스쳐지나가는 단체여행자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들은 하나같이 수다삼매경에 빠져 단풍의 아름다움조차 누리지 못한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비실비실 걷다보니 어느새 큰재정상이다.

 

 

동악정에서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행복하다.
눈앞에 단풍숲이 펼쳐지니까.

 

 

동대산 큰재 정상에서 테마임도입구로 되돌아가는 길 또한 새롭다.
빛이 드는 방향에 따라 단풍색이 다르게 표현되기때문이다.

 

 

 

내일을 꿈꾸는 건 사치다.

 

 

 

그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려 애쓸뿐이다.

 

 

기약없는 얽메인 환경에서 하루를 산다.

 

 

 

그러나 걸림없는 자유인의 지위를 잊은 적이 없다.

 

 

 

남들처럼 온종일 길을 걷지 못하는 제약속에 살지만 그것을 걸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처럼 마음은 걸림이 없으니까.

 

 

 

바람은 멈추면 바람이 아니다.

살아있는한 내일도 어딘가에서 길을 걷으며 미소짓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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